스피닝릴 30분 침수 후 분해해 보니 IPX8 릴 속은 말라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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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수 등급이 높으면 릴을 물에 빠뜨려도 괜찮다고 믿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그 등급은 전자제품 시험에서 가져온 기준이라서, 릴 속 상태는 열어 봐야 알 수 있습니다.
스피닝릴을 물에 30분 담근 뒤 분해한 결과를 시마노(Shimano)와 반 스탈(Van Staal)을 중심으로 따라가 봅니다.
이 글은 IPX 등급의 뜻, 침수 시험 방법, 개스킷과 나사 구조의 차이를 중심으로 정리합니다.
IPX 등급은 전자제품 기준이라 릴에는 참고용입니다
IPX는 물에 잠겼을 때 얼마나 버티는지를 나타내는 등급입니다.
X 뒤에 붙는 숫자가 클수록 방수와 방진 성능이 높습니다.
원래 전자제품을 시험하려고 만든 기준입니다.
낚시 릴에 붙이면 먼지와 물에 대한 일반적인 저항을 가늠하는 정도로 읽으면 됩니다.
시험한 대상이 릴이 아니라는 점은 알아 두세요.
IPX6은 오랫동안 센 물줄기를 맞는 상황을 말하고, 물에 잠그는 시험은 아닙니다.
IPX8은 물에 잠그는 시험 기준이고, 보통 수심 1m에서 합니다.
바닷물이 들어간 릴은 녹과 부식으로 먼저 상합니다
바닷물은 부식이 심해서 릴 속에 들어가 고이면 이런저런 일이 생깁니다.
여러 부품이 녹슬고, 오래 두면 메탈 표면이 파이는 부식이 갉아먹습니다.
어떤 릴은 한 번 담갔는데 곧바로 멈춰 버리기도 합니다.
어디서 쓰느냐에 따라 필요한 수준이 달라집니다.
선상에서 쓰고 릴이 물에 잠길 일이 거의 없다면 등급이 낮아도 괜찮습니다.
갯바위나 서프에서 릴을 자주 적신다면 더 높은 밀폐 구조가 맞습니다.
30분 담근 뒤 호스로 두 면을 씻고 열어 봤습니다
물을 가득 채운 수조에 릴을 30분 담갔습니다.
수심은 약 60cm라서 IPX 시험의 1m보다는 얕았지만 현장과 가깝습니다.
타이머를 켜 두고 기포가 올라오는지 봤는데, 기포는 안으로 물이 들어간다는 신호입니다.
꺼낸 릴은 마이크로파이버 천으로 겉만 가볍게 닦았습니다.
겉의 물이 분해하면서 안으로 들어가 시험을 흐리는 일을 막으려는 것입니다.
그다음 호스로 앞뒤를 번갈아 분사했습니다.
배 위에서 파도를 맞거나 출조 후 릴을 씻을 때 받는 수압과 비슷합니다.
시험한 릴 가운데 담그자마자 멈춘 릴은 없었습니다.
시마노 스페로스 SW A는 표기대로 속이 말라 있었습니다
시마노 스페로스(Spheros) SW A 5000은 IPX8을 내건 릴입니다.
핸들을 빼 보니 개스킷 위에 물방울이 있었지만 안쪽으로는 넘어가지 않았습니다.
스풀 밑과 드랙 윗부분에는 물이 있었는데, 그 자리는 원래 실링이 없는 곳입니다.
분해하는 순서는 이렇습니다.
로터 너트 덮개를 열어 너트를 풀고 로터를 뺍니다.
그 밑에 원웨이 클러치 슬리브 홀더가 있는데, 여기 나사 하나는 풀지 마세요.
안에 작은 스프링이 있어서 한번 풀면 다시 맞추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평소 청소와 구리스 점검은 나사를 풀지 않고 해도 충분합니다.
사이드 플레이트 밑에는 오렌지색 개스킷이 한 겹 더 있었습니다.
작은 나사 두 개를 풀면 몸체가 열립니다.
열어 보니 안은 물 한 방울 없이 말라 있었고 구리스도 그대로였습니다.
나사는 많을수록 개스킷을 고르게 누르지만 물길도 같이 늘어납니다
사이드 커버 나사는 양날의 검입니다.
구멍이 늘면 물이 들어갈 길도 늘지만, 개스킷을 고르게 눌러 주는 힘도 늘어납니다.
나사가 적으면 개스킷이 덜 눌리는 자리가 생기기 쉽습니다.
나사 머리 밑에 개스킷을 한 겹 끼운 릴은 안심이 됩니다.
나사가 본체 안이 아니라 바깥 프레임에 물리는 구조라면 개스킷이 뚫려도 안으로 물이 가지 않습니다.
가장 밀폐되는 구조는 나사가 아예 없는 릴이라고 봅니다.
IPX6으로 표기된 한 모델은 침수 후 몸체 바닥에 물이 조금 고였습니다.
그래도 감기는 그대로여서 멈추지는 않았습니다.
서프에서 거칠게 쓰는 분에게는 맞지 않지만, 카약이나 선상에서 분사 정도를 막는 용도라면 쓸 만합니다.
스피닝릴은 샤프트가 위아래로 움직이는 일종의 펌프입니다.
그래서 밀폐된 릴일수록 공기 압력 때문에 감는 느낌이 조금 뻑뻑합니다.
반 스탈은 나사를 없애고 방향도 한쪽으로 정했습니다
반 스탈 VR 150은 3년 동안 정비하지 않고 쓴 릴인데도 몸체 안이 말라 있었습니다.
스풀 밑에는 검은 개스킷이 있었고, 핸들 연결부에도 개스킷이 있었습니다.
구리스는 거뭇하게 오래 쓴 티가 났지만 물은 없었습니다.
구조가 단순합니다.
피니언 기어 하나와 메인 기어, 두 바퀴 위에 올라탄 트래버스 가이드가 전부입니다.
O링이 홈에 끼워져 물을 막습니다.
이 릴은 왼손용과 오른손용이 따로 나옵니다.
핸들 방향을 바꾸는 구멍이 없으니 물이 들어갈 길 하나가 처음부터 없는 셈입니다.
VSX2는 사이드 플레이트가 나사가 아니라 나사산으로 몸체에 물립니다.
돌려 빼 보니 메인 기어 위에 물방울이 몇 개 맺혀 있었을 뿐 녹은 없었습니다.
3년 쓴 릴치고는 깨끗했고, 정비 시기가 되었다는 정도의 상태였습니다.
물에 닿는 횟수에 맞춰 밀폐 수준을 고르세요
물은 어떤 릴이든 결국 들어옵니다.
그래서 1~2년에 한 번 정비를 맡기는 것이 기본입니다.
다만 물이 조금 들어간 뒤에도 기어가 계속 도는지, 녹이 슬지 않는지가 릴의 수명을 가릅니다.
선상이나 카약에서 분사 정도를 막는 용도라면 IPX6급이면 충분합니다.
갯바위와 서프에서 릴을 담글 일이 잦다면 IPX8이나 나사가 없는 구조를 보세요.
출조가 끝나면 호스로 가볍게 씻고, 그날 바로 물기를 닦아 주세요.
국내 서해와 남해의 파도가 닿는 자리를 오가는 분이라면 이 순서가 릴을 오래 쓰는 방법입니다.
-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날씨·물때·현장 안내판을 먼저 확인하세요.
- 금어기·포획금지체장 등 규정을 지키고 쓰레기는 되가져오세요.
이 글은 참고 정보이며 제품·현장 상황과 다를 수 있습니다. 잘못된 내용은 문의로 알려 주세요.